[한국기술뉴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한양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등과 함께 로봇기술과 건설기계 기술을 융합해 재난 현장에서 안전하게 어렵고 복잡한 구조 작업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를 공동 개발했다.
최근 유엔(UN)이 발표한 ‘2000~2019년 세계 재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지난 20년간 태풍, 홍수 등의 대형재난 발생건수가 이보다 앞선 20년 기간보다 1.7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형재난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반면, 피해 현장에서는 각종 잔해들을 안전하고 손쉽게 치울 수 있는 전문 장비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아 인명 구조나 초기 복구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4개 무한궤도 하부모듈 위에 사람의 양 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1쌍이 달려 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웨어러블 장치로 작업기를 마치 내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숙련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조종 가능하다. 최대 200kg에 달하는 대형 장애물을 옮기거나 22mm 두께의 철근을 절단하고 시멘트 덩어리를 부시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개발한 장비의 핵심 원천기술은 유압으로 작동하는 양팔 로봇 설계·제작·제어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유압 액추에이터는 일반 로봇팔에 사용되는 전기 모터 구동방식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어 중량물을 드는데 적합하다. 여기에 사람 팔에 상응하는 수준의 14자유도를 구현해 기존 장비에 비해 작업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재난안전센터(포항)에서 20종 이상의 재난대응 시나리오에 대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해 시제품 성능 검증을 마친 상태다.
조정산 박사는 “생기원 대표기술 ‘키-테크(Key-Tech)’* 성과 중 하나로서, 다족형 견마로봇 ‘진풍’을 통해 확보된 국내 최고의 유압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큰 힘을 내면서도 사람 팔과 가장 근접한 형태의 로봇 관절 움직임을 구현해냈다.”라고 밝히며, “사람이 하기 힘든 위험한 작업을 사람처럼 수행할 수 있는 대체 장비 개발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