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KAIST 생명과학과 김찬혁 교수 연구팀이 면역관문 신호를 극복하는 차세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CAR-T 세포 치료제는 우리 몸에서 항암 및 항바이러스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인 T 세포에 CAR 유전자를 도입해 항암 기능을 증가시킨 유전자 세포 치료제로서, 기존의 모든 항암 치료에 불응한 말기 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80% 이상의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며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고 있는 항암 치료제다.
김 교수 연구팀은 CAR-T 세포 치료제 제작에 사용되는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2종류의 짧은 헤어핀 RNA가 CAR 유전자와 함께 발현하도록 개량했다.
이들 shRNA를 통해 T 세포의 기능 저하를 유도하는 2종의 면역관문 수용체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동시에 억제했을 때, 생쥐를 이용한 백혈병과 림프종 모델에서 CAR-T 세포의 향상된 항암 기능을 확인했다.
이처럼 높은 치료 효과로 많은 관심을 받는 CAR-T 치료제이지만 지금까지 임상에서 극적인 효과를 보인 암종이 B 세포성 급성 백혈병과 다발 골수종 같은 혈액암에 국한돼 있으며, 혈액암 중에서도 B 세포성 만성 백혈병과 림프종에서는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가 낮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고형암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는 CAR-T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것이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구팀은 CAR-T 세포의 효능을 제한할 수 있는 잠재적인 요소 중, T 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는 면역관문 수용체에 주목했다. T 세포에 발현하는 다양한 면역관문 수용체들은 본래 T 세포가 지속해서 활성화될 때 생기는 부작용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나, 암세포가 이를 악용해 T 세포의 활성을 떨어뜨림으로써 면역계의 작용을 회피하는 메커니즘이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종의 shRNA를 동시에 발현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조합의 면역관문 수용체들의 발현을 억제해 보았고, 흥미롭게도 PD-1과 TIGIT의 조합이 유독 CAR-T 세포의 기능을 높게 향상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전사체 분석 및 세포 기능 시험을 통해 흥미롭게도 PD-1의 발현 억제는 CAR-T 세포의 작용 기능을 향상하는 데 비해 TIGIT의 발현 억제는 분화를 지연시켜 생체 내에서 CAR-T 세포의 증식 및 지속성을 향상하는 것을 밝혔다.
제1 저자이자 공동교신 저자인 이영호 박사후연구원은 "PD-1과 TIGIT 신호 차단은 CAR-T 세포가 면역억제 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고안된 새로운 기술 전략으로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림프종 환자분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로 여겨질 것으로 기대한다ˮ라며 "CAR-T 치료제 개발 경험은 고형암을 포함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ˮ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