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UNIST 화학과 권오훈 교수팀은 KAIST 송현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금속-반도체 복합 나노 구조체 내에서 광촉매 반응이 일어나는 반응 동역학을 밝혀냈다. 또 이를 기반으로 복합 나노 구조체를 이루는 금속과 반도체 간 이상적인 비율 구조를 제시했다.
복합 나노 구조체는 빛을 흡수하는 반도체 나노입자와 우수한 촉매 반응 특성을 지닌 금속 나노입자로 구성된 유망 수소 발생 광촉매이다.
복합체에 빛을 쪼이면 반도체 나노입자에서 전하쌍(전자, 정공)이 만들어지고 음전하인 전자가 금속 나노입자로 이동해 금속 표면에서 물이 수소로 분리되는 촉매 반응이 발생한다.
하지만 복합체 내 복잡한 전하의 이동 동역학 때문에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설계 원리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모델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이 안에서 일어나는 전하 이동 경로를 분석해 반응 동역학을 알아냈다.
고안된 모델시스템은 반도체 나노막대 끝 금속 나노입자가 붙어 있는 형태다.
금속 나노입자가 반도체 막대 양 끝단에 모두 붙은 아령 모양, 반도체 막대 한쪽 끝에만 금속 나노입자가 붙은 성냥 모양 모델시스템을 각각 만들어 이를 비교 분석했다.
두 모델시스템으로 수소발생 실험을 한 결과 수소생산 효율은 금속 나노입자 수보다는 금속 나노입자 대비 반도체 나노막대의 길이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금속 나노입자 하나당 반도체 나노막대의 길이가 15 nm 일 때 가장 효율이 높았다.
빛을 받아 생긴 전하쌍이 반도체 나노막대에 머물 때 반도체 나노막대가 빛을 발산하는데, 이 빛의 수명을 초고속 발광 분광법으로 관측하면 전하가 반도체 나노막대에서 금속 나노입자로 이동하는 속도를 알 수 있다. 또한, 초고속 흡광 분광법을 통해서는 생성된 전하가 소멸될 때까지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이들 초고속 분광분석 기술은 수백 펨토초(10-13초)까지 끊어 읽을 수 있는 시간분해능을 갖고 있다.
분석 결과, 복합 나노 구조체의 반도체 나노막대 길이가 증가하면 반도체에서 금속으로 이동하는 전하의 속도가 느려졌다. 또 나노 구조체 모양과는 관계없이 금속 나노입자 한 개당 나노막대의 길이가 같을 때 전하 이동 속도가 동일했다.
나노 구조체에서 전하가 금속 나노입자에 오래 머무름을 확인했고, 반응속도론을 통해 금속에 갇힌 전하가 광촉매 반응의 핵심 입자임을 밝혀냈다.
제1 저자인 화학과 박원우 연구원은 “전하 이동 경로 분석결과, 반도체 나노막대가 길어지면 전하의 이동 속도가 느려 전하가 반도체 나노막대 내 전하 덫에 갇히는 확률이 커져서 효율이 떨어지고, 짧을 경우에는 반도체 내에서 생성되는 전하의 숫자 자체가 줄어서 효율이 감소한다”며 “이 둘의 상충성 때문에 나노입자 하나당 반도체 나노막대의 길이가 약 15 nm일 때 복합 나노 구조체의 구조가 최적화 된다”고 설명했다.
권오훈 교수는 “체계적으로 고안한 모델시스템을 통해 수소생성 반응의 핵심 요소를 밝혀냈고, 이상적인 광촉매 설계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라며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환원 등의 다양한 광촉매의 최적화된 구조 설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