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고재원 교수,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오원찬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신경회로 내 특정 억제성 시냅스 활성을 조율하는 핵심 신호 기전을 발견했다고 21일(금) 밝혔다. 특정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냅스는 신경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특별한 창구로 작동하여 모든 뇌기능을 관장한다. 시냅스는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로 구분되는데, 이들 시냅스는 뇌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며 신경회로 네트워크의 균형을 유지한다. 우리 뇌의 수많은 시냅스는 뇌의 영역, 신경회로 별로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일한 뇌의 영역 내 비슷한 기능을 이행하는 서로 다른 신경회로의 고유한 특성을 결정하는 분자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고재원 교수팀은 지난 2013년 이후 억제성 시냅스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MDGA1을 발굴하고 관련 기능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2017년에는 카이스트 공동연구팀과 함께 MDGA1과 억제성 시냅스 접착단백질인 뉴로리긴2(neuroligin-2) 복합체의 구조를 결정하여 뉴론(Neuron)지에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배양세포 수준에서 이루어져 실제 생체 내 시냅스에서 해당 연구결과가 재현될지 여부는 알 수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MDGA1 단백질을 성체 생쥐의 해마의 소영역인 CA1에서 과발현 혹은 삭제하여 실제로 MDGA1 단백질이 억제성 시냅스에서 음성적 역할을 하는 것을 재확인했다. 특히, 뉴로리긴2와 결합하지 못하는 MDGA1 단백질도 여전히 억제성 시냅스 발달을 억제하며, 기존에 기능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특정 부위(MAM 도메인)가 관여함을 알게 되었다. 이는 MDGA1 단백질이 기존에 제안된 분자 기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해마 CA1 영역 내 흥분성 신경세포는 세포체와 수상돌기에서 각각 서로 다른 억제성 신호를 받게 된다. 억제성 신경세포에서 발현하는 APP 단백질은 이 두 가지 억제성 신호를 전달하여 흥분성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 필요한 인자인데, 이 때 MDGA1는 수상돌기 내 형성되는 억제성 시냅스에서만 특이적으로 APP 기능을 조율함을 알게 되었다. 또한 MDGA1-APP 복합체 균형이 망가지면 억제성 시냅스 신경전달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고, 생쥐의 신규 사물 기억 인지능력도 저해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DGIST 고재원 교수는 “본 연구는 실제 동물 생체 내 시냅스에서 MDGA1 단백질이 해마 억제성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과정을 확인한 최초의 논문이다”라며, “현재 알츠하이머 뇌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뇌질환 모델에서 MDGA1-APP 복합체의 역할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김진후, 김승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 1월 19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그리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미래선도형특성화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