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후보 물질을 연구·개발해온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화합물을 발굴했다.
아주대 최상돈 교수(생명과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사진)는 인공지능 및 분자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천만 개의 화합물 중 알츠하이머병 치료 기능이 있는 화합물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NLRP3 인플라마좀 새로운 소분자 억제제의 알츠하이머병 모델에서의 인지 장애 회복(Novel Small-Molecule Inhibitor of NLRP3 Inflammasome Reverses Cognitive Impairment in an Alzheimer’s Disease Model)’이라는 논문으로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저널 <ACS 케미컬 뉴로사이언스(ACS Chemical Neuroscience)>에 지난 2월23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우리 학교 김욱·김문석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와 ㈜에스앤케이테라퓨틱스 및 환인제약㈜ 공동 연구팀이 참여했다. ㈜에스앤케이테라퓨틱스는 최상돈 교수가 설립한 희귀 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사다.
연구팀은 염증 반응의 활성화를 담당하는 선천성 면역계의 세포질 다단백질 올리고머 인플라마좀(inflammasome)을 주목했다. 인플라마좀의 활성화와 조립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인터루킨-1β(interleukin-1β) 및 인터루킨-18(interleukin-18)의 단백 분해 절단, 성숙 및 분비뿐만 아니라 개스더민-D(gasdermin-D)의 절단을 촉진한다. 이에 인플라마좀 활성화 조절에 장애가 있는 경우 자가면역질환, 대사 및 신경 퇴행성 질환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 및 분자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플라마좀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NLRP3(NACHT, LRR and PYD domains-containing protein 3) 제어 화합물을 발굴해냈다. 이를 퇴행성 신경질환의 대표 사례인 아밀로이드 β 유발 알츠하이머병 동물에 적용해 그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NLRP3 인플라마좀의 비정상적 활성화는 치매와 비알콜성 지방간염, 제2당뇨, 다발성경화증, 통풍 등 난치성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질병의 치료를 위해 매우 중요한 잠재적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상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발굴된 기전을 우선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적용, 그 효과를 입증해 냈다”며 “알츠하이머병과 질환 발생 기전이 유사한 비알콜성 지방간염, 제2당뇨, 다발성경화증, 통풍 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발굴 물질의 유효성뿐 아니라 독성이 없고, 물성이 좋은지 등 기존 약물보다 우수한 신약으로서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증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신약기반 확충연구(선도물질)의 후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