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은 새로운 약이 세상에 나오기 전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윤리적인 기준이 엄격하고 환자 수나 비용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주로 쥐와 같은 동물모델을 이용해 이뤄진다. 그 때문에 사람과 동물모델의 차이를 최소화해 약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임상시험의 과제로 손꼽힌다.
생명과학과 김상욱 교수‧박사과정 하도연 씨 연구팀은 사람의 질병을 정확하게 모사할 수 있도록 동물모델의 유전자를 선택하는 기술을 개발해 유전자 기능 연구 분야 권위지인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발표했다. 이 연구성과는 동물모델을 보다 정밀하게 제작해 신약 개발과 효과적인 질병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사람과 쥐 모델에서 관찰된 질병 증상을 모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기존 연구가 서로 다른 종(種) 간에 나타나는 상동 유전자의 서열을 바탕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조직 특이적 유전자 발현*1 양상과 이들이 이루는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그 결과, 사람과 쥐 모델 사이에서 두 종의 유전자 기능 조절 네트워크가 다를 경우, 대상 유전자의 돌연변이 모델은 사람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쥐 모델에서 나타나는 네트워크의 재배열을 분석하면 사람의 질병을 더 정확하게 모사하는 동물모델을 선택할 수 있었다.
김상욱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질병 동물모델을 제작하기 전에 실패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으며, 질병 메커니즘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여 더 효과적인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POSTECH 의료기기혁신센터, 인공지능대학원,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