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연구팀(제1저자:엄지현 박사,김애화 박사)이 코넬대학교 헥터 아부르냐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셀레늄 양극의 실시간 구조 변화를 규명하고 전착되는 셀레늄의 경쟁적인 핵 형성 및 성장 거동을 밝혔다. 이를 통해 전해질에 녹아나는 중간물질을 포함하는 다양한 칼코겐(산소족 원소) 기반의 양극재 설계에서 핵 형성 우선의 전착조건을 고려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에너지 &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38.532) 2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리튬 이온 전지의 경우 낮은 에너지 밀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층상계 산화물 양극 소재에서 칼코겐(산소(O), 황(S), 셀레늄(Se), 텔루륨(Te), 폴로늄(Po), 리버모륨(Lv))으로 확대되어 양극재가 개발되고 있다. 이들 중 셀레늄은 층상계 산화물 양극 소재 대비 2.5배 높은 이론 용량을 나타내고 높은 전기 전도도를 띄고 있어, 셀레늄 보다 이론 용량은 높지만 절연체에 가까운 낮은 전기 전도도로 인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레늄 양극은 충/방전 시 전해질에 녹는 중간물질 폴리셀레나이드(Polyselenide, Li2Sen (n≥4))의 형성으로 인해 유발되는 셔틀 현상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셔틀 현상은 전해질에 녹아난 폴리셀레나이드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확산되고 전지 내에서 소비되어 양극 활물질의 손실과 안정성 저하를 초래하는 것으로, 이를 막기 위해 최근까지도 셀레늄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전해질에 녹아나오는 폴리셀레나이드를 다공성 구조를 갖는 탄소 구조체 안에 가두기 위한 설계에 집중되어 왔다. 이에 반해, 본질적인 셀레늄 양극의 반응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으로, 방전 시 형성되는 리튬 셀레나이드(Li2Se)와 충전 시 이로부터 재형성되는 셀레늄에 대한 이미징 분석조차 현재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유승호 교수팀은 전극의 구동과 함께 특성 분석이 이루어지는 오페란도(Operando) 조건에서의 방사광 엑스-선(X-ray) 이미징 분석을 활용하여, 셀레늄 양극의 충/방전 과정에서의 실제 반응을 실시간 직접 관찰했다. 위상 대비(Phase contrast)가 향상된 투과 엑스-선 현미경(Transmission X-ray microscopy, TXM)과 X-선 흡수 분광법(X-ray absorption spectroscopy, XAS)을 통해 얻은 X-선 흡수끝머리 부근 미세구조(X-ray absorption near-edge structure, XANES)의 이미징 기법으로 얻은 화학종 상태 분포도(Chemical state distribution) 분석을 수행하여 충/방전 시 액상의 폴리셀레나이드에서 전착되는 셀레늄과 리튬 셀레나이드를 핵 형성(Nucleation)에서부터 성장(Growth)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최초로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이와 함께 개별적인 핵 형성 반응을 추적하여 기존 핵의 성장과 추가적인 핵 형성 사이에 놓은 폴리셀레나이드의 농도에 따른 경쟁관계를 규명했으며, 나아가 핵 형성 우선조건(Nucleation-favored condition)을 유도하여 셀레늄 활물질의 높은 가역성을 이끌어냈다.
유승호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규명한 셀레늄 양극의 반응 메커니즘과 제시된 핵 형성 우선의 전지 구동조건은 다양한 칼코겐 원소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전지들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신진연구자 지원사업 및 4단계 BK21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