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2010년 중국에서는 하수도나 음식물 쓰레기에서 추출한 ‘쓰레기 식용유’가 대량으로 유통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실제로 우리가 먹는 식용유는 얼마나 깨끗할까? ‘형광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연구팀이 형광펜을 긋듯 폐식용유를 거르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장영태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단장), IBS 샤오 리우(Xiao Liu) 박사 연구팀은 폐식용유를 쉽게 거르는 형광 센서 ‘BOS(Bad Oil Sensor)’를 최초로 개발했다. 형광 센서란 특정한 이온이나 물질을 인지했을 때, 빛 신호를 통해 인지 여부를 나타내는 발광센서(photoluminescent sensor)를 말한다.
식용유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센서와 작동기 B: 화학(Sensors and Actuators B)’에 최근 게재됐다.
식용유를 오랫동안 사용하면 해로운 물질이 생긴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오래된 폐식용유 중 일부는 그대로 식품 제조에 사용되며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기름 검사법은 장비가 비쌀뿐더러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이마저도 폐식용유의 산도만을 측정하거나 요리 중 들어가는 불순물을 검출하는 간접적인 방식이어서 모든 종류의 기름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형광 물질을 이용해 식용유의 사용 시간을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들었다. 이 센서는 폐식용유에서 필연적으로 늘어나는 점도와 산도를 모두 검출하는 이중 방식을 이용한다. 재료와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식용유가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정확히 측정하고, 혼합 제조된 폐식용유까지 검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휴대할 수 있는 기기 형태의 ‘BOSS(Bad Oil Sensing System)’도 개발해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성과는 일반 소비자와 식품 산업계에서 식용유의 품질을 모니터하는 데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 연구는 IBS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최근 기술의 특허가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