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2020년 9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첫 배터리데이에서 일론 머스크 CEO는 ‘코발트 대신 100% 니켈 배터리로 가격을 절반 이상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니켈 기반의 니켈산리튬(LiNiO2, 이하 LNO) 소재는 코발트보다 저렴하고 용량이 크지만, 정작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 공동연구팀이 LNO 소재에 얇은 막을 덧씌워 수명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철강·에너지소재대학원 박규영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LNO 소재를 사용할 때 표면에서 발생하는 산소가 기계적 열화*1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재 표면에 그래핀을 덧씌워 산소 발생을 막자, 소재의 수명은 2배 이상 늘어났다.
LNO 소재는 리튬이온 이차전지 양극 소재인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 이하 LCO)에서 코발트를 니켈로 대체한 소재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양극과 음극은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는데, 양극은 주로 용량과 사용 시간을 좌우한다.
양극 소재에 코발트 대신 니켈을 이용하면 가격을 20% 이상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30% 이상 높일 수 있다. 밀도가 높을수록 에너지를 많이 담을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다. 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콩고 등에서 공급되는 코발트는 채굴 과정에서 아동 노동 착취 등의 문제가 제기돼, 니켈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다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LNO 소재는 수명이 짧아 그간 상용화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LNO 소재를 사용할 때 표면에서 산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산소가 입자의 구조를 뒤틀리게 해 소재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LNO 소재의 표면에 ‘꿈의 소재’로도 잘 알려진 ‘꿈의 소재’로도 잘 알려진 그래핀을 덧씌워 산소 발생을 차단해 수명을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박규영 교수는 “이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코발트를 없앤 LNO 소재의 상용화를 매우 빠르게 앞당길 수 있다”며 “향후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최근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최근 선정됐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