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카이스트 대학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GIST 신소재공학부 최창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 중 하나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전기를 화학연료의 형태로 변환 및 저장하는 기술은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미래전략이다. 2019년 리튬이온 배터리의 노벨 화학상 수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기화학 기술은 이러한 지속 가능한 탄소 중립 사회의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코어 기술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기화학 분야에서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100년 가까운 오래된 난제 중 하나가 있는데, 이는 바로 `전기 이중층'이라 불리는 특별한 액체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다.
전기 이중층은 전기를 가한 금속 전극 주변에 액체 속의 이온이 쌓이면서 생성되는 특이한 층 구조를 의미한다. 이 구조적 특성에 따라 에너지 변환/저장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 이중층의 구조를 밝히려는 노력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전기 이중층은 금속 전극과 액체 전해질 사이 계면에 파묻혀 생성되는 나노 크기 정도 공간 속, 물과 이온들의 복잡한 배열을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관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며 지난 수십 년간 난제의 풀이에 대한 뚜렷한 진보를 이룰 수 없었다.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속 디지털 세상에 전기 이중층을 구현해 이러한 실험적 한계를 돌파하고자 했다. 양자 역학 및 분자동역학에 기반한 높은 정확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을 개발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가상공간에서의 결과는 GIST 최창혁 교수 연구팀이 실제로 실험에서 측정한 전기 이중층의 물리적 특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지식의 진보를 바탕으로, `주인-손님 화학' (특정 `손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인' 분자의 특이한 화학적 성질을 의미)이라는 특별한 화학 반응을 활용해 전기 이중층 구조를 실제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했으며, 이를 통해 탄소 저감에 중요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의 연료화 반응 효율 제어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를 제어해 친환경 전기 에너지의 변환 및 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에 첫 단추를 끼웠다ˮ며, 이어 "이번 연구를 시발점으로 연료전지, 배터리, 질소 고정화 등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신 전기화학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대학 화학과 신승재 박사과정 학생과 GIST 신소재공학부 김동현, 배근수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1월 10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On the importance of the electric double layer structure in aqueous electrocatalysi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