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연료전지가 최적의 성능을 갖기 위해서도 ‘중용(中庸)’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금속인 코발트(Co)의 첨가 비율에 따라 연료전지의 성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향후 최적의 비율을 찾기만 하면 연료전지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박사과정 임채성 씨 연구팀은 남중국공과대학교 얀 첸(Yan Chen) 교수·휘준 첸(Huijun Chen)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철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박막에 코발트를 많이 첨가할수록 박막의 격자산소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막을 구성하는 산소인 격자산소가 활성화되면서 전기에너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면 박막이 연료극(anode)으로 사용된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SOFC는 산소 이온 전도성 전해질과 그 양면에 공기극(cathode)·연료극으로 이뤄져 있다. 공기극에서는 산소의 환원 반응이 일어나 산소 이온이 만들어지고 그 산소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연료극으로 이동하며 연료극에 공급된 수소와 반응해 물과 전기를 생성한다.
한정우 교수팀은 펄스 레이저 증착(PLD, Pulsed Laser Deposition) 방법을 이용해 철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 비율을 다르게 한 코발트를 각각 첨가했다. 그 결과, 코발트 비율이 높을수록 박막의 격자산소가 활성화되며 SOFC 연료극의 성능이 좋아졌다. 다만 그 비율이 70%가 넘어가면 연료극의 안정성이 빠르게 무너지며 성능이 낮아졌다.
유해가스를 내뿜지 않으면서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하는 SOFC는 오염물질이 나오는 석유를 대체할 수 있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발전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다만 그동안 SOFC 연료극의 격자산소 활성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많아 이를 미세하게 조정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 한정우 교수팀은 코발트 비율만으로 격자산소 활성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연료전지의 성능을 개선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한정우 교수는 “SOFC 연료극 성능에 코발트 첨가 비율이 미치는 영향을 이론과 실험 두 가지 방법으로 검증했다”며 “이는 곧 성능이 좋은 SOFC를 개발하기 위한 최적의 설계 전략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결과는 최고 권위의 재료과학 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