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연세대학교 홍진규 교수(대기과학과)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도시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숲의 폭염 저감 효과를 밝히고, 도시숲에서 이산화탄소 교환량 및 농도를 측정한 뒤 새롭게 개발한 통계 기법을 적용해 도시숲의 광합성에 의한 탄소 흡수량 및 호흡에 의한 탄소 배출량을 알아냈다.
자연의 숲과 달리 도시숲은 식물의 광합성 및 호흡 과정뿐만 아니라, 건물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모두 뒤섞여 있어 이를 각각의 효과로 분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과거 승마장과 골프장이었으나, 인공 숲으로 조성한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공원에서 이산화탄소 교환량을 측정하고 새롭게 개발한 통계 기반 분석을 적용해 도시숲이 탄소 순환과 기온 저감 효과에 기여하는 정도를 밝혀냈다.
연구 결과, 광합성 과정을 통한 서울숲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단위 면적당 약 5kg으로, 숲 관리 효과로 인해 유사한 자연 숲(수목밀도가 더 높은 광릉수목원 산림의 경우 단위 면적당 약 4kg)보다 매우 컸다. 서울숲은 작은 도시 숲임에도, 대규모 주거지역으로 개발된 것에 비해 탄소거래가격으로는 연간 4천만 원 정도의 경제적 이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토양 미생물 호흡 및 나무 자체 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고려하면 서울숲은 이산화탄소의 순배출원이었다. 이는 주변보다 기온이 높은 도시 열섬 효과와 토양에 다량으로 함유된 유기물의 분해 작용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도시숲이 주변 기온을 실제로 낮추는지는 그동안 논란이 돼 왔으며,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클 것으로 생각돼 왔다. 홍진규 교수팀은 실제 측정 자료에 기반한 분석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도시숲 연구 결과를 제공했다.
연구 결과, 숲이 특정 지역에서 기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우리나라 도시숲은 조성 후 주변 기온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온 감소가 숲에서 일어나는 증발산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연세대 홍진규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부 지역에서 기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산림이 우리나라에서는 기온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도시녹지를 조성할 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토양 및 물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고 연구 성과를 정리했다.
또한 “이번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현재 세계기상기구의 IG3IS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국립기상과학원과 공동으로 도시숲 등에서의 온실가스 흡수·배출량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동아시아 배출량과 국내 유입량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기상과학원 WMO IG3IS 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유럽지구물리학회가 발행하는 대기 환경 관련 국제 권위지 ‘대기 화학 및 물리(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에 12월 6일(현지시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