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여 죽이는 기존의 암 치료법과는 달리, 몸속의 면역력을 강화해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 면역치료는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암 치료법이다. 하지만 기본 면역능력이 좋은 20% 정도의 환자에게서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대다수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병원에서 암세포 치료 약물로 사용되고 있는 '독소루비신’은 최근 항암 효과 외에도 암세포가 죽으면서 방출되는 다양한 성분들로 인해 환자의 면역력이 높아질 수 있음이 알려졌다. 하지만, 독소루비신은 암세포 외에 정상 세포에도 독성과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면역세포에도 독성을 보여 환자의 면역수준을 오히려 떨어트릴 수 있는 문제가 있어 아직 항암 면역 치료용으로 사용하는데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 류주희 박사 연구팀이 면역세포를 포함한 정상 세포에 미치는 독성은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반응하여 암세포를 죽이고, 환자의 면역상태를 높여 항암 면역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항암 전구체 약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IST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는 `20년, 독소루비신 항암제의 내성을 억제하고 정상 세포와는 반응하지 않게 하여 암세포만 죽일 수 있는 항암치료제를 개발한 바 있다. 독소루비신이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능력에 대한 지난 연구와는 달리 연구팀은 독소루비신이 환자의 면역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여 연구한 결과 항암 면역 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였다.
개발한 약물은 독소루비신을 비활성화 시키는 펩타이드와 결합되어 약효나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 상태로 있다가, 암세포에 다량 존재하는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어 항암효능을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정상 세포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아 독성 및 염증반응은 일어나지 않고 암세포에서는 활성화되어 독소루비신의 성분으로 인해 암세포를 죽이고, 환자의 면역 능력을 높여주므로 향후 활발한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그 결과 개발된 항암 약물은 비임상 동물모델에서 항암 면역반응성을 크게 향상시켰고 정상조직에서의 부작용인 염증반응 및 독성이 크게 감소하였다. 향후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당 약물을 부작용 걱정 없이 더 높은 농도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을 활용하여 개발한 약물이므로 임상시험이 비교적 단순하여 상용화 절차가 간단하며, 4개의 아미노산과 독소루비신이 결합한 간단한 화학구조로 인해 제조공정이 단순하여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 따라서 약물의 임상 및 사업화를 고려한 약물의 제조 면에서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
KIST 류주희 박사는 “면역 치료제의 놀라운 치료 효과를 대다수 환자가 누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환자들의 면역수준이 올라와야 하는데, 정상조직에서의 독성 및 염증반응을 줄이면서 약물의 항암 면역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항암 전구체 약물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재료 및 바이오소재 분야의 국제학술지 ‘Biomaterials’ (IF:10.317, JCR 분야 상위 2.6%)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