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과거 에너지 소비만 하는 공간이었던 건물은 이제 에너지를 생산하고 남는 에너지를 외부에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로 거듭나고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로서의 건물로 탈바꿈하기 위해 신규건축물 뿐 아니라 노후화된 기존 건축물, 더 나아가 도시단위의 커뮤니티 에너지 공유를 위한 플랫폼 개발에 국내 연구진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김종남 원장)은 도시형 신·재생에너지 플러스에너지커뮤니티 에너지공유 플랫폼(K-PEC, KIER Plus Energy Community) 개발을 위해 대전 본원 내 기존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융복합(태양광, 태양광·열, 연료전지, 에너지저장 등) 기술을 적용해 실증한 결과 144%의 높은 에너지자립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기관 주요사업인 ‘도시발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기반 플러스 에너지커뮤니티 플랫폼 개발’ 사업의 소규모 에너지공유 커뮤니티 실증 대상인 원내 건물 4채(주거용 2채, 비주거용 건물 2채) 중 제로에너지하우스인 주거용 건물 2채에 태양광(PV), 태양광·열(PVT), 고분자 연료전지(PEMFC), 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최신 기술을 접목했다.
1998년부터 초에너지절약형 실험용 건물을 지어 에너지자립주택 연구를 해 온 에너지연은 2002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1(Zero Energy Solar House; ZeSH-1)’와, 2005년 당시 독일의 패시브하우스를 능가하는 신·재생하이브리드시스템을 적용해 개발한 ZeSH-2에, 주택 자가소비율 및 커뮤니티 에너지자립률을 고려한 설계로 최신기술을 접목해 플러스에너지하우스(KIER Energy Plus Solar House; KePSH-1 & 2)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지붕형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및 지붕거치형 태양광열(PVT) 모듈로 총 6.6 kW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었던 ZeSH-1에는, 총 21.4 kW의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15.1 kW BIPV + 4.3 kW BIPVT + 2 kW PEMFC)뿐만 아니라, 전기저장(BESS), 열저장(TESS), P2H(Power to Heat, 잉여전기열변환), 히트펌프 활용기술 등을 적용해 KePSH-1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또한 지붕형 BIPV와 벽면형 BIPVT 모듈로 총 6.45 kW의 신·재생에너지 용량을 보유했던 ZeSH-2가 고도의 에너지자립율을 갖는 KePSH-2로 변모하는 데에는 8.3 kW BIPV, 3.3 kW BIPVT, BESS, TESS, P2H, 지열 냉난방 히트펌프 등이 적용됐다.
연구진은 1차년도(2020)에 위와 같이 리모델링한 주거용 건물 KePSH-1과 KePSH-2를 ‘21년 1월부터 4월까지 시운전해 일반적인 가구의 소비량 기준으로 144%의 에너지자립률을 실증했다. 이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평가 프로그램(ECO2)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했을 때 연간 에너지자립률 166.3%를 얻었다.
연구진은 에너지공유 커뮤니티 실증 대상인 원내 건물 4채 중 비주거건물 2채에 대해서도 ‘21년 8월까지 리모델링을 완료해 에너지자립 및 자가소비에 대한 시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거건물(KePSH-1 & 2)과 비주거건물(KPEB-1 & 2) 총 4채로 이루어진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전체 에너지자립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단계(’22~23년)에는 에너지공유 통합 운영시스템을 구축해 최적화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도시형 BIPV 시범적용 및 발전성능 측정을 통한 차세대 기술 실증 연구로 산·연 협력을 활성화하고 신기술 도시보급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비주거건물 KPEB-2에는 코오롱글로벌㈜과 ㈜신성이엔지에서 개발한 유색 태양광 패널인 ‘솔라스킨’ 4.8 kW를 ㈜에이비엠과 협업·적용했고, KPEB-1에는 벽면형 컬러 BIPV 40 kW와 히트펌프를 적용해 오는 8월까지 리모델링을 완료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향후 '솔라스킨'을 비롯하여 적용된 건물에너지 요소기술들의 내구성 및 에너지 발전성능 등 장기 성능평가를 진행한다. ‘22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연구에서는 1단계에서 적용된 신·재생에너지 요소기술들과 연구원의 태양광 예보기술을 활용해 전체 커뮤니티 에너지자립률 향상과 에너지공유를 통한 자가소비율 향상, 커뮤니티 에너지 운영시스템 최적화, 커뮤니티 내 열에너지 네트워크 검증 등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기술이 도심 에너지 공유 플랫폼 구축의 에너지생산 요소기술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통합적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에너지연은 플러스에너지커뮤니티 플랫폼 연구결과를 활용해 향후 도시재생을 통한 에너지자립률 향상, 공공부지 또는 노후 캠퍼스를 활용한 도시 에너지공급 플랫폼 구축, 리모델링을 통한 건축시장 활성화 및 신도시 에너지 자립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