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연세대학교 이인석 교수(생명공학과) 연구팀은 한국인의 장내 공생미생물 유전체들이 최초로 포함된 인간 표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HRGM, Human Reference Gut Microbiome)를 구축했다.
우리 몸에는 체세포수보다 더 많은 수의 세균들이 공생하고 있다. 이들 미생물 군집이 보유한 유전체(Genome) 전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이 마이크로바이옴이 다양한 질병과 연관성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신체 모든 부위에 미생물들이 공생하지만 특히 장내 공생 세균들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비만, 염증성 장 질환(IBD), 대장암, 류머티즘 관절염, 지방간, 당뇨 등 다양한 면역 및 대사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 공생 세균들의 조절을 통한 마이크로바이옴의학의 실현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형인 유전체의학이 2001년 인간유전체 정보의 해독을 통한 ‘인간 표준 유전체 지도(Human Reference Genome)’를 구축하며 비로소 실행 가능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전정보 해독을 통한 표준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이인석 교수 연구팀은 인간 장내에 공생하는 총 5,414종 세균들의 23만 개 이상의 유전체, 1억 개 이상의 미생물 단백질과 2억 7천 개 이상의 단일염기서열변이(SNP)의 서열 및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표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를 구축해 발표했다.
이 유전체 지도는 최초로 한국인의 장내 세균들이 포함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간 표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연세대 의료원의 김혜련 교수와 용동은 교수 연구팀이 연구에 참여해 수집한 한국인 90명의 장내 공생 세균 유전체들이 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에 포함됐다.
일본, 인도 거주인까지 포함해 845명의 분변으로부터 약 3만 미생물 유전체를 추가해 한국, 일본, 인도 거주인들에 대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위한 유전체 지도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한국, 일본, 인도 거주인들에 특이적인 장내 공생균들이 존재하며, 이는 해당 국가의 식이섬유 및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식생활과 관련이 있음을 예상했다.
나아가 자가면역질환 항원 단백질과 유사 서열 정보를 특히 많이 보유한 장내세균들이 비만 및 염증성 장 질환과 보다 깊이 관련됨을 보여줌으로써 마이크로바이옴과 질환의 상호작용 기전을 이해하는 데 표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의 활용성을 보여줬다.
연세대 이인석 교수는 “구축된 표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지도는 향후 개인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고해상도 분석을 가능하게 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정밀 의료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개인 유전체 분석과 마찬가지로 단일염기서열변이(SNP) 분석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적용해 향후 정밀 의료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