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을 느끼거나, 손가락 마디가 붓고 저린 증상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부드러운 연골이 마모되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의 흔한 증상이다. 이런 골관절염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한 진통제나 소염제, 연골을 강화시키는 스테로이드제가 처방되고 있지만, 그때그때 증상에 대한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POSTECH과 신풍제약이 한 번 주사만으로 일 년 이상 증상을 줄이고 치료까지 하는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임상3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연구팀은 신풍제약과 공동연구를 통해 체내에서 분해속도가 조절되는 골관절염 치료제인 ‘히알루론산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이 치료제는 동물실험과 임상1상 시험 결과, 1년 이상 동안 분해되지 않고 관절에 남아서 골관절염 증상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요인,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관절의 외상, 염증으로 인한 연골 손상이 발생하면서 골관절염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여러 형태의 히알루론산 골관절염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한 번 투약하면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효과가 지속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히알루론산이 체내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receptor) 또는 히알루론산 분해효소(hyaluronidase)와 결합할 때 히알루론산의 카복실기(-COOH)가 직접 관여하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서 헥사메틸렌디아민(hexamethylene diamine)을 가교제로 사용해 히알루론산의 카복실기를 가교 결합한 하이드로젤 형태로 만들었다. 이 하이드로젤은 쉽게 분해되지 않고 관절 부위에 남아서 천천히 분해되는데 1년 이상 잔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교제로 사용한 헥사메틸렌디아민은 히알루론산의 카복실기와 정전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서 생체에 적합하며, 안전성이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개발된 히알루론산 하이드로젤의 분해속도 조절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 특허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연구를 주도한 한세광 교수는 “히알루론산은 다양한 의료용 소재 중에 생체적 합성과 안전성이 가장 우수한 생체고분자로서 관절염 치료제, 성형 수술용 필러, 안과 수술용 점증제, 수술 후 유착 방지제, 약물전달시스템, 조직공학, 화장품 원료 등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면서 “히알루론산 하이드로젤의 분해속도 조절 기술을 바탕으로 임상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혁신적인 골관절염 치료제로 상용화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