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같은 세기의 통증 자극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통증의 세기와 뇌 반응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제까지 대부분의 통증 뇌연구는 모든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뇌 반응 패턴에만 집중해왔다.
이에 성균관대학교(총장 신동렬)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우충완 교수 연구팀(제1저자 라다 코호토바 연구원, 공동저자 이동희, 이성우 연구원)은 미국,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캐나다 등 국제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각자의 뇌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고유한 통증 활성화 패턴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통증은 생존에 매우 중요한 기능이어서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뇌 처리 기제를 지닌다. 실제로 통증을 경험하는 동안 기능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뇌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은 매우 비슷한 활성화 패턴을 보인다. 하지만 매운 맛에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듯, 같은 통증 자극에 대해서도 각자 다른 경험을 한다. 통증은 정의상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증의 개인차에는 다양한 기여 요인들이 있겠지만, 최근에는 뇌 안에 존재하는 통증 처리 경로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것이 통증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라 제안되고 있다.
우충완 교수 연구팀은 400명이 넘는 피험자에게 열통증 자극을 주면서 관찰되는 뇌의 활성화 패턴을 분석했으며,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통증 예측 모델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개인 맞춤형 통증 모델을 이용하여 여러 사람에 걸쳐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뇌 영역과, 사람마다 고유한 활성화 패턴을 보이는 뇌 영역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120명 이상의 독립적인 피험자를 대상으로 반복 검증했다.
우충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에는 놓치고 보지 못했던 통증에 중요한 뇌 영역들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별히 더 발전된 기술보다는 약간의 관점 변화, 즉 집단 특성보다 각 사람의 고유성에 집중한 덕분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한명 한명의 개인이 지닌 통증의 고유한 특성을 조사해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별 사람 중심의 신경과학 기술 개발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제 1저자인 라다 코호토바는 “사람의 뇌에서 통증이 어떻게 처리되고 조절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가 답한 질문보다는, 앞으로 답해야 할 질문들이 더 많다”며, “본 연구가 통증의 개인차와 개별 특성에 대한 연구를 더욱 촉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뇌과학이미징연구단(IBS-R015-D1),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주요사업(2E30410-20-085),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2019R1C1C1004512), 차세대바이오 사회밀착형지원사업(2021M3A9E4080780), 초융합 AI원천기술개발사업(2021M3E5D2A01022515)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