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지난해 11월 정부에서 발표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 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국내 수소 공급량을 390만 톤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인 196만 톤을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로 수입하여 공급할 계획이다. 그런데, 수소는 압축시켜 선박을 이용해 국내로 이송하기 때문에 한 번에 수입할 수 있는 수소량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최근 대용량의 수소를 저장 후 상온·상압에서 운송할 수 있는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 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s)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손현태 박사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윤창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LOHC의 수소 추출공정에 필요한 다공성 실리카 기반 나노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촉매는 수소 추출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임과 동시에 추출 속도도 빨라서 향후 대규모 수소운송 실증을 가능케 하는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OHC는 유기화합물을 수소 저장, 운송 및 방출을 위한 매개 물질로 사용하여 대용량의 수소를 이송하는 기술이다. 이는 경유, 휘발유 등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초기 투자비용 없이 기존의 석유화학 시설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암모니아를 이용한 액체기반 수송과는 다르게 수소 저장 및 추출 사이클을 반복하는 것이 가능해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소 추출 공정중 소량 발생하는 부분탈수소화물질(부산물)이 저장-추출 사이클의 반복 과정에서 누적되어 수소 저장량의 감소와 함께 전체 공정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한편, 고온에서 진행되는 수소 추출 공정에서 촉매의 안정성이 낮아져 수소생산 속도 또한 낮아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3차원 중형 다공성 실리카 (Ordered mesoporous silica, KIT-6 KIT-6: 3차원 중형 다공성 실리카(Ordered mesoporous silica)의 일종
)에 1-2 나노미터(1nm: 10억분의 1m) 크기의 백금(Pt) 금속 백금 금속: 원자 번호 78번의 금속, 무겁고, 연성이 있는 값비싼 귀금속으로 10족에 속하는 전이 금속임.
이 고르게 퍼져있는 형태로 상용 촉매 Pt/Al2O3보다 약 2.2배의 탈수소화 성능을 기록하였으며, 액상 생성물 분포에서도 바이페닐 기반 LOHC 탈수소화 부산물이 상용 촉매 대비 1/20 수준으로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나노 백금 금속 입자가 3차원 다공성 실리카 지지체의 각 기공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높은 반응 온도에서도 안정적이며, 장시간 사용해도 촉매 성능이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KIST 손현태 박사는 “본 연구는 촉매의 기공 크기 및 바이페닐 기반 LOHC 반응물의 체류 시간을 조절하여 수소 선택도와 생산 속도를 높인 경우”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본 촉매를 바이페닐 기반 외 다양한 LOHC 추출공정에 적용해 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POSTECH 윤창원 교수는 “2019년에 출범한 국내 LOHC 원천기술개발 연구단은 이미 LOHC와 관련된 촉매, 반응기, 공정 및 시스템 구축 기술을 확보하였으며, 앞으로 연구단에서 얻은 결과를 활용하여 해외에서 대용량의 수소를 LOHC로 들여오기 위한 시스템 스케일 업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환경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 (IF: 19.503, JCR 분야 상위 0.926%)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