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중앙대학교 첨단소재공학과 유영재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UCI)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친환경 수동 복사냉각 소재를 개발했다.
수동 주간 복사냉각은 별다른 에너지 소모 없이 특정 소재를 활용하는 것만으로 물체의 표면 온도를 냉각시키는 기술이다. 플랑크 법칙에 따라 모든 물체는 자발적으로 전자기복사를 방출해 열을 방출시키고 태양 빛은 반사한다는 점을 활용한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으며,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져 가고 있다. 이에 에너지를 요구하지 않는 수동 주간 복사냉각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복잡한 공정, 대면적 어려움 등의 단점이 존재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유영재 교수 연구팀과 한국화학연구원 김용석 박사 연구팀, UCI 이재호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추가 에너지 사용 없이 에어컨처럼 냉각 효과가 가능한 수동 복사냉각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인 산소(O2), 이산화탄소(CO2), 일산화이수소(H2O) 등은 대부분 0.8-25 ㎛ 파장의 적외선 영역에서 흡수 스펙트럼을 갖는다. 반면, 8-13 ㎛ 파장의 대기창 영역에서는 높은 투과 특성을 보인다. 대기창 영역에서 물질의 방사율을 제어하면 열 방출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낮에도 태양 빛을 95% 이상 반사함으로써 물체의 표면 온도 증가를 억제하고 복사냉각을 유지하는 것이 이번에 개발된 수동 복사냉각 기술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현재 생분해성 고분자로 활용되고 있는 폴리락타이드(PLA) 내에 열유도 상분리 공정을 통해 계층적 기공 구조를 가지도록 설계했다. 기공 구조 제어를 통해 PLA 필름의 태양광 반사율 특성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열복사가 우수해 낮에도 복사냉각 효과가 뛰어난 신소재를 개발했다.
신소재를 옥외에서 테스트한 결과 직사광 아래에서 주변보다 9℃ 가량 냉각되는 성능을 보였으며, 상용 화이트 페인트보다 냉각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냉각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또한 생분해가 가능해 건축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으며, 폐기 처리비용과 공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서의 장점도 나타냈다.
이번에 개발된 수동 복사냉각 소재는 여름철 냉각이 중요한 건물, 수송기기, 태양전지, 웨어러블 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돼 에너지 사용 없는 효율적인 열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연계형 저탄소공정전환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의 2022년 5월호 표지 논문에 게재됐다.
유영재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로, 수송기기, 건설 및 에너지 소자 분야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효율적인 열관리를 위한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