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성균관대(총장 신동렬)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손동희 교수 연구팀은 인하대 물리학과 이민백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처럼 부드럽고 늘어날 수 있으며 상처가 나도 스스로 복구 가능한 자가치유성 신축성 비휘발성 저항변화 메모리(RRAM: Resistive Random Access Memory) 소자를 개발하였다.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의료영상 정밀 판독 등 인공지능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소자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그러한 메모리 소자로 대표되는 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는 동작 속도가 수천 배 이상 빠르고, 장기간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성능 또한 우수하여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또한,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는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동작하는 뉴로몰픽(Neuromorphic) 반도체 소자로 응용되거나, 기존의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과 플래시 메모리 간 정보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임베디드 메모리(Embedded Memory)로 응용될 수 있어서 앞으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휘어지는 폴더블 전자기기의 상용화에 따라 유연한 비휘발성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 개발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구불구불한 배선의 설계 필요 없이 메모리 소자 자체가 늘어나는 기술이 보고되고 있지만, 인장 시 안정성이 떨어지고 외부의 강한 충격을 받거나 물리적으로 손상되었을 때 메모리 기능이 상실되어 내구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다.
공동 연구팀은 신축성 자가치유 고분자와 마이크로/나노 은 입자가 녹아있는 용액의 점도를 조절하여 용매의 증발 속도를 제어하였고, 전도성 필름 내에 상부 및 하부층 각각이 절연성과 전도성을 나타나게 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이중층 필름 두 개를 적층하여 캐패시터(Capacitor)와 유사한 전극층/절연층/전극층 구조의 자가치유성 신축성 비휘발성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였다(그림1).
이 메모리 소자는 단극성 저항변화(Unipolar resistive switching) 방식으로 동작이 되며, 저항이 큰 상태(HRS: High Resistance State)는 쇼트키(Schottky Conduction) 전도 및 호핑(Hopping Conduction) 전도 방식으로 전하가 이동되고, 저항이 낮은 상태(LRS: High Resistance State)에서는 오믹(Ohmic Conduction) 전도 방식을 따른다(그림2, 첫째줄과 둘째줄). 기존에 기술적 난제였던, 인장 시 상부 전극과 하부 전극을 연결하는 전도성 필라멘트(Conducting Filament) 형성의 불안정성은 마이크로/나노 은 입자 간의 상호작용이 은 입자와 고분자 간의 상호작용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해결하였다.(그림2, 셋째줄)
본 메모리 소자는 100% 인장하였을 때 저항의 큰 상태(HRS)와 낮은 상태(LRS) 모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30% 변형을 6000번 반복해도 안정적인 메모리 성능을 보였다(그림3, 첫째줄). 또한, 60도에서 5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메모리 동작할 수 있음을 보였다(그림3, 둘째줄). 메모리 소자를 두 개로 절단 후, 다시 부착하여 스스로 회복시킨 후에도 메모리 소자는 안정적인 전기적/기계적 성능을 보였다(그림4).
이렇게 제작된 메모리 소자는 소자를 다양한 크기로 잘랐다가 붙여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하며 실제로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 어레이(Array) 구조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여 사람의 심장박동 신호 정보를 2진법으로 변환 및 저장한 결과 24시간 후에도 심박수 정보가 잘 저장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그림5). 또한 자가발전 시스템과 연동하여 자가구동형 전자피부 시스템 구현 가능성을 높혔다(그림6).
손동희 교수는 “자가치유성을 갖는 신축성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개발한 것으로 고내구성 지능형 전자피부 시스템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향후 뉴로모픽 기반의 생체전자시스템 발전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에 9월 5일 (화)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