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의 신경혈관단위체 연구그룹 강경진 책임연구원 및 그의 팀은 미각신경세포 사이의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새로운 활성 조절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Life'에 게재되었으며, 미각신경세포의 기능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이 연구에서 초파리는 연구의 중심 모델로 사용되었다. 초파리는 자주 발효되는 과일에서 살며, 이 과일에서 발생하는 강한 단맛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강한 단맛을 감지할 때 단맛 미각신경세포가 활성화되어 미세환경 중의 상피전위(TEP)를 저하시킬 수 있다. 이 상피전위의 저하는 다른 미각신경세포, 특히 쓴맛을 감지하는 세포들에게 영향을 미쳐 이들을 둔감하게 만들거나 활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림. 초파리 미각수용신경세포 활성의 항상성 보전 기전 설명. A) 모델 동물인 초파리 Drosophila melanogaster 는 낙과되어 발효가 진행중인 과일에 주로 알을 낳고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짐. B) 이러 한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매우 단맛이 강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됨. C) 초파리 미각 기관에서 HCN 이 단맛수용미각신경세포에 발현됨으로써 과다한 활성을 막는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간의 미 세환경 중 하나인 transepithelial potential (sensillum potential로 표기)을 보존하게 하여 다른 맛을 보는 미각수용신경세포들의 활성을 보존하게 함. D) 이러한 기전을 부여하는 HCN이 없는 경우 sensillum potential의 저하로 인접한 미각신경세포의 활성이 보존되지 않음. 따라서 단맛에 노출되는 경우 쓴맛을 잘 못봄.
더욱이, 연구팀은 단맛에 오랜 시간 노출된 초파리가 쓴맛을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섭식 행동실험을 통해 연구하였다.
이들은 과분극 활성화 고리형 뉴클레오티드 개폐통로(HCN)가 존재할 때만 초파리가 쓴맛을 회피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HCN은 단맛 미각수용신경세포에 발현되어 과다한 활성을 줄이며, 결과적으로 상피전위의 변화도 최소화한다.
강경진 책임연구원은 "포유류에서 HCN의 정확한 기능은 아직 명확히 이해되지 않고 있지만, 반복되는 강한 자극에 대응하여 감각기관이 기능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각신경세포의 활성화와 억제 기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며, 잠재적으로 식품 산업 및 의학 분야에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