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POSTECH 화학과 박수진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대학교 유승민 교수 연구팀과 함께 공기 중에서 파우치 배터리를 조립했을 때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구동하게 하는 다기능성 분리막을 개발했다.
배터리 내부 전해액은 물과 반응해 변질되기 쉽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조할 때 1% 이하의 습도 환경을 만들어주는 드라이 룸에서 제조한다. 드라이 룸은 유지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전해질에 첨가제를 투입해 수분 혹은 불산 같은 불순물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첨가제가 충·방전 중에 추가적인 역반응을 만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배터리가 높은 온도(50℃ 이상)에서 작동할 경우, 미량의 수분으로도 배터리의 성능 열화가 더 빠르게 일어난다. 투입한 물질의 전기화학적 역반응 없이 배터리 내 수분을 포획할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
전해액
리튬 염과 염을 해리시켜주는 액체를 포함하는 물질을 통칭하며, 전기화학적 전류를 인가해줄 때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 이동을 시켜줌
드라이 룸
실내 공기 조건이 노점 온도 -10℃ 이하의 제조실
연구팀은 불순물을 포획할 수 있는 기능성 물질을 분리막 표면에 도입해 열적 안정성을 높이고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켰다. 제작된 다기능성 분리막은 우수한 내열성을 보였고, 추가로 55℃ 고온에서 전기화학적 성능 향상을 보였다. 또한, 불순물이 많이 존재하는 환경의 전해질에서 기능성 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 합성된 기능성 세라믹 표면의 실레인 화합물이 수분을 포획해 세라믹 구조를 잘 유지했지만, 일반적인 세라믹 물질은 산성화된 전해액으로 인해 부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드라이 룸이 아닌 대기 중에서 제작된 다기능성 분리막이 기존보다 뛰어난 수명 특성을 보이는 등 단순한 분리막의 역할을 넘어서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간 다양한 접근으로 배터리 분리막을 연구해온 박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다기능성 분리막은 높은 안정성과 고에너지밀도에서 뛰어난 전기화학적 성능을 보인다”며 “배터리를 드라이 룸이 아닌 대기 중에 제조하는 것은 세계 최초로, 배터리 원가 절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