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 최성용 교수팀이 소량의 혈액으로 다수의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양대가 8일 밝혔다.
커피링 효과에서 착안한 해당 기술은 고착 물방울 어레이를 이용해 암세포가 방출한 ‘세포 밖 소포체’를 고감도로 검출하는 기술로, 향후 폐암 등 여러 암의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는다. 세포 밖 소포체는 세포 간 신호전달을 위한 매개체로 세포에서 나오는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소포체다. 미세 소포체는 모세포에서 유래한 단백질·핵산·지질 등 다양한 바이오 마커(marker)를 포함하고 있으며, 혈액 내 높은 농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질병의 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에 적합한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암세포는 특유의 단백질 마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포 밖 소포체를 암 진단에 활용하려는 연구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암세포에서 나오는 세포 밖 소포체 아형의 농도가 낮아 아형별 검출이 어렵고 종양 이질성으로 인해 단일 단백질 마커로는 암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최 교수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커피링 효과’에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커피링 효과는 커피잔에서 커피가 서서히 증발하며 음료에 녹아있는 커피가루가 가장자리로 몰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 교수팀은 이 효과를 이용, 고착 물방울 가장자리로 세포 밖 소포체를 농축하고 항체로 포획해 고감도로 형광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항체를 달리해 손쉽게 세포 밖 소포체를 아형별로 검출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세포 밖 소포체 검출 민감도는 기존 검사법 대비 5배 이상 향상했다. 특히 7종의 세포 밖 세포체 아형의 검사결과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3기 및 4기 암 환자(폐암 비롯한 5종 암) 대상으로 100% 진단 정확도를 달성했다.
최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세포 밖 소포체를 이용한 암 진단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다양한 암 진단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고감도 물방울 센서 기술은 소량의 혈액으로 정확하고 다양한 세포 밖 소포체의 단백질 마커를 검사할 수 있어 다양한 암의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연구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9월 28일 게재됐다. 해당논문은 이은정, 신수연 한양대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한양대 김안모 교수팀과 부산대 양승윤 교수팀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