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악성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손상된 DNA의 복구 활성을 조절하는 세포 내 방어 시스템의 원리가 밝혀졌다.
조선대학교는 의과대학 유호진 교수 연구팀이 세포 내 씨티아이피(CtIP) 단백질이 손상된 DNA의 말단을 정확하게 절제하여 DNA 복구를 촉진하고 DNA의 집합체인 게놈을 안정화 시키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염색체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DNA 복구시스템의 원리 규명은 악성암 극복의 핵심 열쇠로 꼽힌다. 세포가 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DNA 손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불완전한 유전자 정보를 딸세포에 물려주면, 다양한 돌연변이를 지닌 암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유호진 교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CtIP는 손상된 DNA 말단을 절제하여 DNA 복구를 촉진하고 염색체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데 CtIP가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하여 손상된 DNA 말단을 정교하게 절단, DNA 복구를 촉진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그 정확한 조절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시작 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DNA 복구 조절 실험을 통해 DNA가 손상되면 CtIP 단백질이 세포 내 효소 단백질인 ‘시아2’(SIAH2)에 의해 변형된 뒤 손상된 DNA 말단을 정교하게 처리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경우 돌연변이 발생 없이 DNA를 복구시켜 염색체를 안정시킨다.
DNA 손상이 심하면 DNA 복제가 붕괴되는 복제 스트레스가 발생해 악성 암의 원인이 된다.
유 교수는 “연구중 CtIP의 중요한 기능인 손상된 DNA 말단을 절제하여 염색체 안전성을 유지하는 조절인자를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연구 중 마주했던 장애요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CtIP 결합 단백질을 탐색하는 과정 중에 유비퀴틴을 통하여 단백질을 변형하여 단백질의 기능을 변화시키는 SIAH2를 발견하고, CtIP가 SIAH2에 의하여 유비퀴틴이 발생되어 CtIP의 손상된 DNA의 말단을 정교하게 절제하여 DNA 복구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기존에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들었던 DNA 손상 후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하여 손상된 DNA가 정상화되는지를 규명함으로써 염색체 안정성을 유지하는 세포내 방어시스템을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CtIP의 유비퀴틴과 SIAH2의 활성을 조절하는 물질개발을 통하여 악성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치료제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선도연구센터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IF: 19.160)’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