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뉴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바이오소재공학 전공 곽선영 교수와 사범대학 화학교육과 정대홍 교수 융합연구팀은 나노입자의 플라즈몬 특성을 활용하여 식물이 느끼는 다양한 스트레스 신호를 실시간으로 읽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12월 15일 국제저명 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되어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인구 증가로 대농장 식량 대량 생산 요구가 커지고 이상기후에 의한 질병 저항성이 약화되고 스마트팜 등 양질의 식량 생산을 의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식물의 질병과 관련된 스트레스 반응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은 식물 질병 조기진단, 방제 비용 절감 및 작물 생산량 증진 등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플라즈몬 나노구조체에서 일어나는 표면증강라만산란 (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은 분자 하나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측정 감도가 매우 높고“분자 지문(molecular fingerprint)”에 해당하는 스펙트럼 신호를 내기 때문에 꿈의 측정 기술로 생체 물질 검출을 위해 연구되어왔다. 이러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물질이 혼재하고 식물 엽록소에 의한 강한 형광 신호가 나오는 식물 체내에서 실시간으로 표적 물질을 측정에는 성공하지 못했었다.
본 연구팀은 식물체 내 적용을 위해 자가 형광의 간섭을 피할 수 있는 근적외선 영역에서 광학적으로 활성화되는 플라즈몬 나노센서를 개발했으며, 식물나노생체공학 (plant nanobionics)이라는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나노센서를 비파괴적 방법으로 식물체 내 원하는 위치에 선택적으로 도입했다.
개발한 나노센서는 특정 표적 물질 하나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표적 물질을 표지기술 없이 다중검출이 가능하다. 또 검출 대상 물질과 가역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식물 스트레스 신호 물질의 농도 변화나 이동 등의 동역학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보고된 연구에서는 개발한 나노센서를 이용하여, 상처 또는 저온과 같은 비생물적 스트레스 및 곰팡이 감염과 같은 생물학적 스트레스 환경 하에서 식물이 생성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관련 내인성 분자를 실시간으로 감지함을 예시로 보여주었다.
이 기술은, 민감도가 높다고 알려진 식물병 진단법인 PCR보다 월등히 빠르게 진균병 감염여부 판단이 가능하며 PCR로는 확인할 수 없는 실시간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주요 작물인 밀, 보리, 물냉이를 대상으로 적용을 마쳤으며, 이 나노센서는 식물 종에 관계없이 적용이 가능함으로, 본 연구진은 현재 다양한 주요 경제작물로의 확장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구원의 지원을 받아 해당 연구를 수행중인 연구책임자 정대홍 교수는“식물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잎이 병들거나 하는 형태가 나타나기 전에 질병을 확인하기 어려워 농장이나 식물 자원의 피해가 매우 크다. 이 기술은 식물이 질병에 노출되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할 때 바로 인지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식물과 대화하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해당 기술을 평가했다.
서울대학교‘창의선도 신진연구자’로 발탁되었던 농업생명과학대학 바이오소재공학 전공 곽선영 교수는“해당 연구는 식물 스트레스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플라즈몬 나노센서 플랫폼을 사용하여 적시에 질병 관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작물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방제제 남용을 줄임으로써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도적으로 연구를 수행한 박사과정 손원기 연구원은 “최근 기후문제나 전쟁으로 식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렇게 제 연구결과로 미래 식량기술에 이바지할 수 있어서 기뻤다.”라고 소회를 밝혔다.